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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America)

2006.05 남미4편-볼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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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kongsik 댓글 0건 조회 1,031회 작성일 21-12-1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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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는 수도 라파즈가 해발 4000미터 고산에 위치해 있다. 남미 나라 중 인디오 비율이 가장 높은 곳.
(한라산 높이와 백두산 높이를 합한 정도..?)
여행하기 위해선 첫째로 고산에 완벽하게 적응을 해야한다.  (노약자는 간혹 사망하기도 한다;;)
접근하기도 힘들고, 교통도 안좋고 (비포장 도로), 여러가지 불편으로 여행할때 괴로운 나라이지만,
그래서 더욱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르헨티나 북부 살타에서 탄 버스는 산을 기어올라 볼리비아로 넘어가기 위한 국경 마을에 도착한다.
허술한 담 하나인 국경을 통과하자마자 풍경과 공기는 달라지는 듯하다.
작고 통통한 인디오 아줌마들이 북적거리는 활기찬 시장이 펼쳐진다.
언니들과 긴장을 푼 순간 잊고 있었던 고산 증세가 밀려왔다. 머리가 조이듯 울렁거리고 힘이 빠졌다.
아무 숙소나 들어가 누웠다. 그날 밤 구토와 설사 증세로 한숨도 못자고 뜬 눈으로 적응해야만 했다.

다음날. 꾸역꾸역 아침을 먹고 나니 조금 살것같다. 투어를 하기 위해 '투피자'로 이동했다.
로컬버스는 온갖 동물과 사람이 뒤섞여 비포장 도로 위를 달려달려 도착. 친절하게도 버스엔 토하는 사람을 위해 까만 봉지도 달려있다. -_-
수영장 딸린 깨끗한 숙소가 단돈 5불 -_-v 숙소 앞 시장에 나가니 과일과 야채가 즐비하다. 상추가 눈에 띄었다! 띠용!!
몸이 허하면 잘 먹어야 하는 법. 숙소에 얘기해서 주방을 좀 썼다. 가방에 넣어다니던 쌈장을 꺼내 냄비 밥과 함께 싸먹었다.
눈물나게 맛있었다.

투피자 출발-우유니 사막까지 4일짜리 투어를 신청했다. 인당 100불.
짚차에 운전 겸 가이드, 여자 요리사까리 포함 돼 비싸다나.
(요리사는 씻지 않은 손으로 요리를 해주고... 체 했을땐 삶은 계란을 줬다 --하악 )
어찌됐든, 담날 아침, 이탈리아인 커플과 이스라엘 청년, 그리고 우리 이렇게 6명은 한 팀이 되어 출발했다.
꿀렁꿀렁한 비포장 길을 짚차는 계속 기어오른다. 풀 한 포기 없는 사막을 계속 달린다.

첫날은 이동만 죽도록 했다. 실신 직전 도착한 판자집에서 잠을 잤다.
전기가 없어 촛불을 켜고 화장실로 갔는데 양변기에 언제 눈지 알 수 없는 똥덩이가 쌓여있었다. (물론 물도 없다. 짚차에 물을 싣고 다니니까)
어쩔수없이 사막 모래밭에 실례를 좀 하고.. 추운 사막의 밤을 보냈다.

다음날도 이동은 계속 됐다. 이곳에서의 풍경은 지구같지가 않다.
뻘건 돌산과 선인장들이 화성같기도 한 특이한 지형.
처음에 기분 좋던 이탈리아 여자는 중간 중간 차를 세워 토하기 시작했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해발 5000 쯤 올라왔단다. 헉!!!
그날 밤, 밤새 울며 토하는 여자..  저러다 죽는거 아닌가 싶었다.
결국 새벽녘 가이드는 낮은 지역으로 커플을 데려갔다.

담날 그 여자분은 조금 회복을 했고, 요리사가 해준 맛없는 음식을 먹으며 간만에 다 같이 웃었다.
나의 전기장판을 같이 깔고 앉아 놀았다. 신기해 한다. ㅋ
마지막 날, 드디어 하이라이트 우유니 소금사막에 도작했다.  정말 소금인지 맛봤다. 웩 짜다.

왜 소금사막이 이 높은 곳에 생겼을까? 과거에 지각변동으로 바다가 솟아오는 것이라고 한다.
온통 하얀 소금때문에 꿈속 같기도 하고 공중에 떠있는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주위로는 같은 모양의 산이 여러개 보였는데 신기루라고 했다. 헐;;
혹시 여기서 차 연료가 떨어진다면? 길이라도 잃는다면? 생각만 해도 무섭다.

'가이드가 말해준 우유니의 전설'
예전 이스라엘 남자 2명이 짚차를 직접 운전해 소금 사막으로 들어왔었는데,
신기루와 방향 감각 상실로 돌고 돌다 기름이 떨어져 시체로 발견됐다고 한다.

나중에 만난 사람한테 들었는데, 볼리비아는 엽기적인 투어가 많은 것같다. 왠만한 모험심으로 할 수 없는..
고지대 산에서 자전거를 타고 좁은 절벽 산길을 내려오는 투어가 있나하면..
(그 위험한걸 돈을 주고 하다니.. 절벽끝에서 튕겨나가 죽는 사고가 많단다)
실제로 다이나마이트를 터트리는 광산에 들어가 산소 부족으로 헥헥대다가
죽을 뻔 했다고 하질 않나.. 이건 경험해보고 싶지않다. -_- 절대.

우유니 사막을 마지막으로 투어를 마치고 제대로 쉬지도 않은채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즈로 향했다.
버스에서 몸이 시름시름 아프더니 라파즈에 도착하자 숨도 쉬기 힘들만큼 죽을 듯이 아프다.
아무 숙소나 들어가 누웠는데 눈물이 주룩주룩 흐른다. 무리한 일정과 고산 증세로 몸이 고장난 듯 했다.
나보다 조금 상태가 더 나았던 언니들은 나를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뭐라도 먹일려고.
10분 걸었을까 꿈같이 눈 앞에 한국 식당이 보였다!! 식당으로 들어갔다. 한국인 아주머니가 약과 삼겹살을 내주신다.
정말 미친듯이 음식을 먹었다. 아니 마셨다. -_-
10분뒤 갑자기 아프던 몸이 "말짱"해지는게 아닌가. 헐~
..... 한식의 힘인가!!!

그렇게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힘들고 아팠던 볼리비아에서 시간은 끝나고,
페루로 넘어가기 위해 티티카카 호수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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